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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을 시작하면서 |
‘호남의 5대 명산’이라는 명성이 마땅한 전남 장흥군에 위치한 천관(天冠)산을 다녀왔다. 지금도 산(山)의 자태와 아기자기함이 생각날 정도로 ‘멋진 산’이었다. 혹 연인(戀人)이 맹글어진다면 함께 다시 가고픈 산이다. 또한 오고가며 볼 것이 많아 느낀 게 많은 요 근래 가장 좋았던 산행이라 길은 산행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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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봉위에서 찰칵(태극기가 부착된 조끼가 돋보인다) |
명산만을 찾아 매월 둘째 주 정기산행을 하고 뒤끝이 깔끔하기로 이미 대전에선 소문이 자자한 한뫼사랑산악회(cafe.daum.net/hanmoelove)에서 “천관산의 진달래향연을 보러간다”고 하기에 일치감치 예약을 했다. ‘제박사’ 그리고 ‘제박사’를 팬으로 둔 ‘영동댁’일행도 함께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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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관산정상에서 |
홍명상가에서 타도돼나 ‘제박사’일행에 대한 예의(?)도 있고 해서 조금 이르다싶을 정도의 시간에 시민회관으로 향했다. 이미 벌써 나온 ‘돌쇠’총무는 흘린(?)여성들 사냥(?)에 돌입해 있었고 기자가 다가서자, ‘한뫼사랑산악회’자랑을 하란다. 기자가 자랑한다고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누가 낚인 것인지는 모르지만 이미 벌써 판은 막장이었다.
그래서 일명 '시민회관 아홉공주‘가 금번 산행에 동행하게 된 것. 모두가 ’돌쇠‘총무의 말빨(?)덕이다. 8시에 대전톨게이트에서 4시간에 걸치는 전남 장흥 천관산을 향한 대장정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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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회관 9공주파'('모니카'가 껴서 '10공주파'가 됐다는 후문이다) |
졸기를 거듭하며 좀 지루하다 싶을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장흥을 알리는 팻말이 보이기 시작한다. 군(郡)내를 통과하며 창밖을 보며 ‘시민회관 아홉공주’들의 탄성이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군(郡) 곳곳이 잘 가꾸어져 있음은 물론 오밀조밀하게 꾸며 관광객들에게 ‘찾고 싶은 장흥’을 만들어 놓았다. 모두가 긍정적이고, 도전적이며 적극성을 가진 또 장흥에 대한 애착이 높은 이명흠 장흥군수의 작품이란다. 이 군수는 장흥 부 군수 출신으로 ‘2007년12월부터 군수직을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명흠 장흥군수는 취임 후 “과감히 지역경제 살리기에 주력,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였고 새로운 장흥군이미지를 제고 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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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관산 능선 |
감탄을 연발하며 천관산에 도착한 시간이 12시경이었고 바로 산행이 시작되었다. 1998년10월 13일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천관산은 최고봉이 723m다. 지리산(智異山)·월출산(月出山)·내장산(內藏山)·내변산(內邊山)과 함께 호남지방의 5대 명산 가운데 하나이다. 수십 개의 봉우리가 하늘을 찌를듯이 솟아있는 것이 마치 천자(天子)의 면류관과 같아 천관산이라는 이름이 생겼으며, 신라 김유신(金庾信)과 사랑한 ‘천관녀(天官女)가 숨어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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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은 아름다워 |
봄에는 진달래와 동백꽃이 붉게 물들고 가을에는 억새로 뒤덮인다. 천관산의 억새는 가을이면 은빛 물결을 이루는 장관이라 매년 가을 ‘천관산 억새제’가 열린다고 한다. 이때 쯤 연인이 생기길 고대한다. 왜냐구? 함께 오고 싶기 때문이다. 정상을 향해 오르는 길은 가파랐고 돌이 많았다. ‘영동댁’은 ‘헥 헥’거리기 시작하고 ‘영동댁’의 권유로 함께 한 ‘금자댁’은 투덜댄다. “이렇게 힘든 줄 알았으면 안 왔어”하며 “배고프다”고 보챈다. 간간히 “밥통을 데려가야 한다(‘밥 담당’이 ‘금자댁’이라는 말을 들었기에)”고 웃겨가며 “영동댁 파이팅!”을 외치며 독려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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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근암앞의 초록마을댁 |
드디어 양근암(陽根岩)에 도착했다. 양근암(陽根岩)을 한자를 풀어 순 우리말로 하면‘좆대바위’가 아닌가? 일부러 이곳에 깎아 세운 듯 남성을 닮은 큰 돌이 우뚝 서 있었다. 마치 성난 남성처럼 말이다. 기이했다. 더군다나 오른쪽 건너편에는 여성을 연상케 하는 금수굴이 있단다. 신비한 자연의 조화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거기에 ‘초록마을댁’을 세우고 한방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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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관산 전경 |
다시 오르기를 독려(?)하다 보니 정상이 보인다. 힘든 곳은 다 오른 것이다. 시간을 보니 2시경이다. 결국 적당한 장소를 찾아 점심을 먹기로 했다. “산행에서는 먹는 재미가 최고”라는 ‘영동댁’은 “새벽 두시까지 술 먹고 5시에 일어났다”고 말한다. ‘제박사’는 “속 푸는 데는 소맥이 최고”라며 권한다. “4시부터 일어나 장만했다”며 반찬을 내놓은 ‘초록마을댁’의 밥도 엄청난데 ‘금자댁’이 내놓는 돼지수육과 밥도 만만치 않다. 결국 밥과 소주에 취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오른 연대봉(煙臺峰)이다. 앞장섰던 ‘돌쇠’총무가 꼬랑지에서 오르는 우리를 기다려 반갑게 맞이해 준다. 연대봉은 한자어 그대로 옛 봉수대(烽燧臺)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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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봉유래 |
세종실록 지리지 장흥도호부에 “봉화가 5곳이니, 부의 남쪽은 천관산(天冠山)이다”고 돼 있다. 즉 장흥 다섯 곳 봉수대중 천관산 봉수대가 바로 연대봉이다.
천관산 정상에 오르면 남해안 다도해가 보이고 서쪽으로 해남 두륜산(頭輪山), 북쪽으로 영암 월출산, 장흥 제암산, 광주 무등산, 순천 조계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날이 맑으면 제주도 한라산이 보인다”고 하는데 여유를 가지고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꼬랑지니 일행을 쫓아야 되기에 사진만 박았다.
맘 같아서는 부지런히 쫓아 원 코스를 타고 싶었지만, 일행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 중간코스를 택하기로 했다. 그러나 덕분에 ‘금수굴’을 보았으니 “중간코스를 잘 택했다”는 판단이다.
‘금수굴’은 여성을 닮았다. 어떤 이들은 ‘양근암’과 “각도가 안 맞는다”고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인가? “음과 양이 천관산에 존재한다”는 자연의 조화가 중요할 뿐이다. 기념으로 입구에서 한방을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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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천재 |
기자는 “왔다 갔다”는 영역표시를 해야 하기에 ‘대전 둘레 산 잇기“표식을 달고 ’돌쇠‘는 ’네파‘대전역전점(대표 장기영 cafe.daum.net/tjnepa)에서 마련해 준 표식을 곳곳에 달았다. 하산을 하며 “월출산보다 훨 낮다” “정말 좋은 산이다”는 등 천관산을 음미하고 기암괴석들을 관찰하기도 하며 내려오다 보니 장천재가 나타났다. 장천재는 호남 거유(巨儒) 존재 위백규(存齋 魏伯珪) 선생이 후학을 가르치던 곳이라고 한다.
천관산 등산로 입구에 시설된 시원한 약수로 목을 축이고 버스 있는 곳에 오니 ‘애플표 김치찌게’가 아닌 ‘도마동표 순두부’가 기다리고 있었다. 거기서 소주 먹고 잠을 청했다. 선잠 속에서 “멋 있다”는 감탄소리에 눈을 뜨니 나주시(시장 신정훈)가 영산강프로젝트의 성공을 기원하는 마라톤대회 등 스포츠 행사와 영산포 홍어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조성한 동섬에 유채꽃이 활짝 피어 유혹하고 있었다. 마침 '제 5회 영산강 사랑 시·도민 한마음 걷기대회'가 열리는 중이란다. 참 좋았다. 전남의 자치단체장들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많은 행사를 준비하는 등 열심인데 “대전자치단체장들은 좀 부족하다”는 느낌이 기자만의 생각이 아니길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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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꽃 속에 활짝 핀 노란장미 |
거기에 ‘백장미’가 아닌 ‘노란장미’가 있었다. ‘노란장미’를 모델 삼아 또 박았다. 사진 제목은 ‘유채꽃 속에 활짝 핀 노란장미’다. 단순한 산행만이 아닌 오고가며 여러 가지를 볼 수 있었으니 한뫼사랑산악회는 행운이 따르는 산악회가 틀림없다.
(송인웅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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