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선공약 대결(박근혜 vs 김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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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n 서울포스트, 고일남 논설위원

대선공약을 두고 대결은 후보간에 벌어지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새누리당에서는 대선후보와 공약책임자간에 대선공약을 두고 대결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박근혜후보와 김종인 선대위 국민행복추진위원장간에 벌어지는 희한한 현상이다.

김종인위원장은 경제민주화의 핵심을 재벌개혁에서 찾고 재벌기업의 순환출자에 대하여 의결권의 제한이라는 철퇴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박근혜후보는 재벌의 기존의 순환출자에 대하여 재벌의 자율에 맞기는 유화적인 공약을 고수하려하고 있다. 당내에서도 양측으로 찬반이 갈려있는 듯하다. 김종인위원장은 박근혜후보가 경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심지어 재벌로 부터 로비를 받은듯 하다는 발언도 서슴치 않고 있다. 당내 경제통인 이혜훈전의원도 김종인편에 선 듯한 발언을 하였다.

그러나 이해관계가 없고 재벌로 부터 로비를 받은 바 없는 제3자가 보기에는 박근혜후보가 옳다고 말할 수 있다. 박근혜후보가 한국경제의 고민을 바로 직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벌에게 철퇴를 가하여 서민들의 박수갈채를 받아 대통령에 당선되고 싶은 마음은 어느 후보나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공약을 내놓고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가 문제이다. 다른 후보는 몰라도 박근혜후보는 공약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고민을 살펴보자. 현재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고 있는 것은 대기업 특히 재벌기업들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두 기업이 매출이나 이익면에서 전체기업의 절반수준에 달한다는 통계가 바로 얼마전에 나왔다. 아울러 이들 기업들이 순환출자를 해결하려면 수조원의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들 기업의 총수들이 이러한 자금이 있으면 문제가 없다. 자금이 있으면 지금이라도 해결하려 할 것이다. 새정부가 들어서 순환출자를 해결하라고 압박한다면 이들 기업들은 경영권을 지킬 수가 없다. 자연스럽게 대주주인 외국인들이 경영권을 행사하게 될 것이다. 2012.11.9현재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외국인 지분율은 각각 50.44%,46.30%이다. 대표적인 공기업인 포항제철도 외국인 지분율이 52.38%에 이른다. 다른 재벌기업들의 외국인 지분율이 거의 50%를 넘는다.외국인들이 여건이 조금만 달라져도 경영권을 행사할려고 할 것이다. 이들 기업들의 경영권이 외국인에게 넘어가면 우리나라 경제엔 쓰나미가 몰려올 것이다. 미국에서 잘 나가는 애플사가 납품업체에 얼마나 가혹하게 대하는지는 이미 알려진 바 있다.우리나라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한 애플사에게 우리 정부가 상생을 강요할 수 있을까?

재벌에게 철퇴를 가하려는 야당에 맞서 차별화된 공약을 내놓고 이를 유권자인 국민에게 설득하여야 한다고 본다. 박근혜후보가 재벌이 밉지만 유착하지 않고 시간을 갖고 해결해 나가겠다고 다짐하면 된다고 본다. 이점에서 김종인위원장이 오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야당과 비슷한 공약을 내놓고 어떻게 한국경제를 풀어갈 것인가?

▣ 논설위원, 교수 (고일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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