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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지역에 불법으로 건설한 정착촌. 외국인들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는 곳이다. ⓒ서울포스트 박근하 |
[서울포스트 박근하 기자=] 2008년 12월, 이집트의 중재로 휴전이 6개월간 지속되고 있던 와중에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대원 3명을 사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되었던 하마스는 이에 대한 보복으로 즉각 70발 이상의 로켓탄을 발사했고 이것으로 수천명의 사상자를 가져오는 ‘가자 전쟁’이 시작되었다. 국제사회는 양측에 휴전을 제안했지만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대한 봉쇄를 풀라는 입장을 밝혔고, 이스라엘은 이스라엘만의 일방적인 휴전은 의미 없다고 거절하였다.
2009년 하마스 정부는 3차 중동전쟁 이전의 국경을 기준으로 이스라엘과의 공존을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한다. 하지만 3차 중동전쟁 이후 차지했던 이집트의 시나이반도와 가자지구를 다시 돌려줬다가 가자지구의 하마스와 전쟁을 치루고 있는 이스라엘의 입장에서,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을 돌려줘서 서예루살렘을 고립시키는 불안한 국가 안보에는 절대 동의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하마스 역시 팔레스타인에게 땅을 돌려줘야하는 이스라엘인들을 수용하고 팔레스타인은 비무장 국가로 남으라는 협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2012년, 가자지구 근처 키부츠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낮은 폭격소리가 들려왔다. 다가오는 선거철과 함께 또 다른 전쟁이 다가오고 있음을 외신들은 직감하고 있었지만 더 이상 자잘한 기사는 쓰지 않았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전쟁은 너무도 오래된 이야기였다. 지구촌 어디선가는 항상 굵직한 뉴스들이 터져 나왔고 우리에게는 항상 참신한 뉴스거리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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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으 들어가는 검문소 ..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문이 굳게 닫혀버렸다. ⓒ서울포스트 박근하 |
결국 총선을 염두에 둔 이스라엘은 무인 전투기를 보내 아흐마드 알 자바리(하마스군의 지도자)를 살해한다. 이에 분노한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대거 발사했다, 민간인 피해가 없었으니 완벽히 방어했다는 이스라엘 측 주장과는 달리 한 지역에 수십개의 로켓을 발사하는 방식으로 하마스는 사실상 아이언 돔을 뚫었다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스라엘은 선거철만 되면 소규모 교전으로 하마스의 군사 행동을 유도했다. 하마스가 폭격을 날리면 이스라엘의 안보가 불안해졌고, 이스라엘이 보복 폭격을 날리면 이스라엘의 강경파 정치인들과 팔레스타인의 과격파 하마스는 급작스러운 지지율 상승으로 당선되었다.
특히 이스라엘 총선과 맞물려 있던 1996년 헤즈볼라 테러리스트들을 향한 ‘분노의 포도작전’과 2000년 팔레스타인의 2차 민중봉기, 2008년 가자지구를 공습한 ‘캐스트리드’ 2012년 이스라엘의 공습과 하마스의 로켓발사는 수 천명의 사상자와 함께 두 정권의 득표를 상승시켰던 전쟁이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이 유엔에서 정식국가로 승인을 받게 된 2012년을 계기로, 수 천명의 팔레스타인이 학살당하게 된다. 하마스의 인기는 다시 한번 급상승했지만, 이스라엘 정권은 수 천명의 민간인 학살이라는 국제여론의 비난과 함께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이라는 국내여론의 비난을 모두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스라엘은 이 난관을 타계하고자 두 개의 극우정당이 통합하면서 최대 규모의 강경파 정당이 탄생하게 되었다. 또한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이 예상을 넘는 지지율로 당선되면서 앞으로 일어날 잠재적 전쟁 규모가 계속 확대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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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벽을 넘으면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이 있다. 검문소가 닫히는 바람에 저들은 그날 밤 집에 돌아가지 못했다. ⓒ서울포스트 박근하 |
2014년, 이스라엘은 이집트-가자지구의 비밀 교역로인 라파지역의 땅굴을 모두 폭파하기 위해서 수천명이 살고 있는 민간인 지역을 폭격하였다. 땅굴 대부분이 민간인 집들과 연결되어 있는 까닭에 다시 한번 국제 여론의 비난을 받고 있지만, 하마스는 이 땅굴을 통하여 수백개의 로켓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폭격을 당한 가자지구의 사람들은 굶어죽지 않기 위해서 다시 한번 땅굴을 파야만 한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과격노선을 포기하고 비무장 조건을 받아들이면 가자지구 봉쇄를 풀어주겠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을 향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질수록 하루 빨리 전쟁을 끝내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그것이 협상이 될지, 전쟁이 될지 알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 휴전을 한다 한들 정착촌에서 일어나는 팔레스타인을 향한 민간인 학살과 이스라엘을 향한 납치 테러가 언제쯤 끝이 날지도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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