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관전기] 독일이 있어 즐거운 2014 브라질 월드컵
-SPn 서울포스트, 양기용 기자

2002년 한일월드컵 결승에서 호나우두 가 이끈 브라질 에 0-2로 패한 독일, 2006년 자국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이탈리아에 연장전에서 2-0으로 패배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던 독일,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스페인에 0-1로 고배를 마신 독일팀. 만년 우승후보팀이 이번 대회포함 4대회 연속 준결승에 올랐다. 그러나 이번은 약간 달랐고 확실히 달라진 점도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전 경기를 통틀어 매우 흥미를 끈 매치는 조별리그 의 스페인-네덜란드 경기와 4강전 브라질-독일전으로 본다. 스페인,네덜란드 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우승과 준우승 팀이다. 스페인이 1-0으로 이겨 우승컵을 안았지만 당시 네덜란드로서는 아쉬운 경기. 우승 후보에 들지 않았던 네덜란드의 선전으로 본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예선전 첫 경기로 만나 5-1로 네덜란드가 단단히 설욕했으며 스페인으로는 예선리그 탈락의 단초가 되었다.

브라질-독일 은 2002년 한일월드컵 결승에서 브라질이 2-0으로 승리를 가져갔다. 이번 준결승에서는 독일이 7-1로 이겨 브라질에게 각종 치욕스런 기록을 안겨 주기도 했다.

↑연장 후반 8분 슈얼레 의 어시스트 를 가슴으로 트래핑 하고 논스톱 발리슛 으로 골문을 흔든 독일의 괴체. 뮐러 가 달려오며 기뻐하고 있다. ⓒ자료이미지

↑가장 가슴 아픈 장면. 브라질이 준결승에서 4골째를 먹자 코카콜라 를 마시던 아이가 눈을 가리며 울음을 터뜨렸다. 초등학생쯤 된 저 브라질 소년에게 국가가 무엇일까. ⓒ자료이미지

그러나 독일이 크게 변하지 않은 점은 위태위태하게 질뻔한 경기가 많다는 점. 아마 이는 세계 축구가 어느 정도 평준화 되어서 어느 팀에겐 그런 면이 있을 수 있으나 독일 경기를 보면서 항상 느껴왔다. 이번 16강전 알제리와도 그랬고, 질 줄 알았던 프랑스와는 더더욱 불안했다. 4강에 오른 브라질,네덜란드,아르헨티나 도 대진 운이 엄청나게 좋았고 간신히 합류했다고 보았다. 오히려 오르지 못한 프랑스, 벨기에, 콜롬비아, 칠레, 멕시코 등의 선전이 더 인상적이었다.

4강이 확정될 때까지 한국사람들에게 재미삼아 물으니 대부분 브라질의 우승을 예상했고, 다음으로 메시팀 이라는 아르헨티나, 그 다음으로 독일,네덜란드 팀이었다. 결승진출이 확정된 후 질문에는 대부분 독일을 예상했지만, 난 독일 팬 임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를 꼽았다.

비록 브라질을 7-1로 꺽는 대승을 거뒀지만 독일에게 까다로운 팀은 네덜란드 보다 아르헨티나 다. 필자는 준결승에서 브라질의 치욕은 네이마르 의 부재도 아니고 독일의 실력도 아니다고 보았다. 즉, 브라질이 운 좋게 올라와 된통 덜미를 잡힌 것으로 해석했다. 독일은 들축날축한 경기가 있었지만, 아르헨티나는 수비를 위주한 안정적으로 플레이 로 결정적 한 방을 날리는 승리를 해왔기 때문에 개인기가 뛰어난 아르헨티나를 조직력의 독일이 이기는 것은 어렵게 봤다.

소위 티키타카 라는 개인기 위주의 핑퐁식 축구에 숙수무책인 것이 독일이라는 것은 지난 2010년 남아공에서 스페인과 준결승전을 본 이후다. 또 독일이 유럽축구에서 만년 3-4위를 한 것도 이를 뒷받침했다. 그때 스페인은 빠른 개인기로 독일의 조직력을 무너뜨렸다. 그들의 숏패스 에 허둥댄 독일은 선수 뒤만 쫒아다니다 체력을 소진했다. 경기 후반 람, 슈바인슈타이거, 포돌스키,외질 등이 체력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 그라운드에 죽 뻗은 모습을 보았다. 그야말로 처절한 패배였다.

아르헨티나도 스페인과 비슷한 축구를 한다. 그리고 이번 대회 결승전을 충분히 대비했다. 그래서 더 많은 결정적인 찬스 를 얻었고 승리의 주역이 될뻔했다.

조직력의 독일을 충분히 분석한 아르헨티나는 스타일 대로 수비를 강화(60%이상)하고 기회를 보아 서너명의 개인기로 골문을 흔들 계획으로 난 파악했다. 그것이 적중했다. 오프사이드 였지만 첫 골도 아르헨티나가 뽑았고 살짝 빗나간 슛 도 독일보다 훨씬 많았다.

그러나 전대회 스페인전처럼 정신 못차리고 뒷북만 칠 것같았던 독일이 이번에는 달랐다. 수 년 전부터 독일은 위와 같은 상황을 분석했을 터, 그래서 2013년 초 바이에른 뮌헨 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감독(주세프 과르디올라) 을 영입했고 국가대표팀도 뮌헨 소속을 많이 기용했다. 전보다 확연히 달라진 모습은 정확한 숏패스 를 구사하고 클로제 등 두세 대회 연속 출전한 고참들도 체력적으로 싱싱했다. 신구 세대가 적절한 조합을 이룬 독일이 브라질에서 네번째 우승 트로피를 안은 것은 그간 노력의 당연한 결과였다.

↑블래터 피파회장,독일 메르켈 총리가 지켜본 가운데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독일팀 주장 람 에게 우승트로피를 건네고 있다. ⓒ자료이미지

그럼, 한국축구의 과제는 무엇일까. 솔직히 한국인이나 아시아 인에게 구기종목에 속한 축구는 부적합한 운동이다. 도인 이 많다는 히말라야지역 인도는 축구에 이름도 못올린다. 쿵후에서 공중을 날고 수 십개의 창검을 막는 중국인도 축구는 안된다. 공중회전을 하며 공차기를 배구처럼하는 세팍타크로(족구) 의 태국도 별 볼 일 없다. 오히려 탁구,양궁,체조,수영 등이 매력이 있다. 그렇다고 안할 수 없는 것이 축구라면 연구는 해야한다.

지난 대회를 보면서 스페인식 축구보다 독일식 축구를 배우자고 강조했는데, 독일이 똑딱이 축구까지 접합했다면 우리도 이기는 게임 위주로 개인기와 숏패스 능력을 배양하는 스페인,남미 축구 모델이 낫다고 본다.

이번 20회 월드컵에서 각종 기록을 갈아치운 독일이 있었기에 나의 즐거운 일은 쭈욱~~ 계속 될 것이다. (龍)

↑(메르켈 : 호세프, 즐겁지 않는가? .. 호세프 : 웬 염장?) ⓒ자료이미지

↑연장 후반 8분 슈얼레 의 어시스트 를 가슴으로 트래핑 하고 논스톱 발리슛 으로 골문을 흔든 독일의 괴체. 뮐러 가 달려오며 기뻐하고 있다. ⓒ자료이미지
↑가장 가슴 아픈 장면. 브라질이 준결승에서 4골째를 먹자 코카콜라 를 마시던 아이가 눈을 가리며 울음을 터뜨렸다. 초등학생쯤 된 저 브라질 소년에게 국가가 무엇일까. ⓒ자료이미지
↑블래터 피파회장,독일 메르켈 총리가 지켜본 가운데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독일팀 주장 람 에게 우승트로피를 건네고 있다. ⓒ자료이미지

▣ 본지 발행인 (양기용 기자)

[NEWStory makes History - 서울포스트.seoulpost.co.kr]
서울포스트 태그와 함께 상업목적 외에 전재·복사·배포 허용 (*포털 다음 에 뉴스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