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관전평]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 충격의 2연패, '너무 일찍 보따리 쌌다'
-SPn 서울포스트, 양기용 기자


2010남아공 월드컵에서 스페인이 우승한 것을, 나는 '세계 축구에 마이너스 로 작용한 것'이라는 전망을 했었다. 특히 준결승에서 독일을 꺽는 경기를 유심히 보았던 터, 두 나라의 축구 스타일 은 완전히 달랐다. 그래서 한국 축구도 스페인 보다는 독일을 배우기를 원했다.

모든 스포츠 유래가 그렇듯 가장 전쟁을 닮은 경기가 '축구'다. '골게이트'을 놓고 함락하기 위한 전술이 마치 중국 장기판의 '왕'을 포위하는 작전과 같다. 체스 도 그렇지만 바로 이런 인간의 행동들로써 전쟁을 축소해서 즐기는 것이다.

그 전쟁에서 스페인은 발재간 좋은 소총부대로 우승을 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국내 리그 가 골 넣는 승리만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오로지 개인기와 잔기술만 발달했다. 광적인 축구 종주국 영국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포병, 공중전을 함께 쓰는 네덜란드나 독일에 비해 조직력이 떨어진다. 현대전을 보더라도 스페인 과 같은 소총부대는 국제무대에서 서기 어려운 게 사실이며, 그런 축구가 축구발전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내용이었다.

공교롭게도 4년전 스페인 에 1-0으로 패해 준우승에 머문 네덜란드 가 이번 대회에선 B조 첫번째 경기에서 맞붙었다. 스페인의 다비드 비야, 다비드 실바, 사비 알론소,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가 누빈 이번 경기도 소총부대로서는 매우 훌륭했다. 전반전을 1-0으로 이긴 그들의 몰락은 결국 후반 네델란드의 포병공격을 막지 못해서였다. 중원에서 공중볼 을 받아 동점을 이룬 로빈 판 페르시 의 헤딩골 이나 수비로부터 한 방에 지원받은 아르옌 로번 의 드리볼골 은 개인기와 조직력의 극명한 차이를 본 한판이었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최대의 이변이, 충격적인 2연패로 예선탈락한 스페인(네덜란드 에 5-1패, 칠레 에 2-0패)을 들겠지만 필자가 주장했던 내용에 비춰보면 이변은 아니다. 오히려 두 게임 에서 8골을 넣으며 파죽의 2연승을 한 네덜란드 를 꼽을 수 있다. 그들도 호주와 예선 2차전에서 두 골 을 내줘 혼쭐나긴했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축구공은 둥글다고해서 붙어와야 안다지만 이건 잘못된 가정이고, 오히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같지 않기에 결과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기본기에 충실하고 다양한 전술과 조직력의 독일이 항상 상위권 성적을 낸 것이 이를 증명한다. (龍)

▣ 본지 발행인 (양기용 기자)

[NEWStory makes History - 서울포스트.seoulpost.co.kr]
서울포스트 태그와 함께 상업목적 외에 전재·복사·배포 허용 (*포털 다음 에 뉴스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