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지방선거와 새정치
-SPn 서울포스트, 정인대 논설위원

지난 2012년에는 19대 총선과 18대 대선이 겹쳤다. 4년마다 실시하는 총선과 5년마다 실시하는 대선은 시기적으로 20년 주기에서 겹쳐진다. 역산하면 지난 1992년 14대 총선과 14대 대선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총선과 대선이라는 큰 선거 사이에는 지방선거가 있다.

​지방선거는 1994년 지방자치법 개정에 의하여 1995년 6월 단체장의 직선제와 지방 선거가 동시 실시된 이후 금년 6월이면 20년째를 맞게 된다. 지방자치 민선 6기의 출범을 앞두고 있는 요즈음 지방자치제도에 대하여 시민들의 인식은 그다지 좋지 않다.

​특히 지난 2012년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약속한 대선 공약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은 기초선거 공천배제를 폐기했다. 이는 여야간 정쟁의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소위 거짓말 정치로 대변되는 사건이면서 안철수의 새정치연합이 민주당과 통합신당을 합의하게 된 핵심적 요인으로 작용한 부분이다.

​지난 2006년 6월 21일, 당시 여야 의원 42명이 ‘기초자치단체장 및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 여야 국회의원 모임 준비위원회’를 결성하고 정당공천제로 인해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에 예속되는 폐해가 발생하고 있으므로 지방선거에서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제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법률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폐지를 주장하고 개정안 발의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지금까지 해당 법률안은 개정되지 않고 있다.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통과시킨 법률을 자신들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개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연봉 인상안이나 국회의원 연금법을 소리없이 통과시키고 있음은 이를 입증한다.

​국회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입법행위는 국회의원들의 이기주의적 판단에 의해 졸속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지방자치제도가 풀뿌리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중요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지만 관련 법률의 졸속적 개정과 여야 각 정당의 세불리기에 근거하여 악법으로 존재하면서 지방선거는 시민들의 무관심 대상으로 전락하기에 이르렀다.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제는 많은 문제를 잉태한다. 지역 국회의원의 입맛에 따라 선출되는 자질미달의 기초 단체장과 기초 의원들의 구태 및 불법 행정은 지방자치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또한 정당공천제로 인한 정당의 압박과 개입은 지방자치제의 올곧은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민주당 역시 기초선거 정당공천 배제를 포기하지 못하고 주머니 속에서 만지작 거리다 최근 안철수 새정치연합과 신당 창당의 합의를 도출하기 앞서 포기 선언을 했을 정도이다. 그런데 며칠 전 박근혜 대통령은 민생에 근거하는 새정치를 국무회의에서 역설했다. 그러나 이 발언은 공허할 뿐이다.

​자신이 지난 대선에서 국민에게 약속했던 기초선거 정당공천 배제 공약을 지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칙주의자 이미지의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공약을 폐기한 새누리당에 일언반구 하지 못하는 상황은 국민이 희망하는 새정치와 전혀 다른 차원이라 하겠다. 이제 이런 구태 정치는 지방선거 결과 반드시 사라져야 할 대상이라 할 것이다.

▣ 논설위원, CEO (정인대)

[NEWStory makes History - 서울포스트.seoulpost.co.kr]
서울포스트 태그와 함께 상업목적 외에 전재·복사·배포 허용 (*포털 다음 에 뉴스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