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박근혜 정부는 '민란'을 경계해야 한다!
국민의 분노가 민란을 자극해!
-SPn 서울포스트, 정인대 논설위원

최근 우리나라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4개월만에 국가적으로 소용돌이 정치상황에 휘말려들고 있다. 국정원의 18대 대선 개입과 이를 수사한 경찰의 불법 부당한 수사 결과의 왜곡, 그리고 이를 보다 못한 경찰 내부의 양심고백이 불거지면서 은폐되었던 사건의 진실이 하나둘씩 벗겨지고 그 결과 국민의 분노가 서서히 타오르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자칫하면 이러한 움직임이 봉기 혹은 민란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민란이라는 용어는 정치권에서 이미 회자되었던 발언이다. 지난 2007년 17대 대선을 앞둔 시점에 당시 한나라당 대선을 총괄적으로 책임졌던 사무총장 이방호가 민란에 대해 자세히 언급했던 적이 있다.

이방호는 민란이라는 발언을 하면서 과거 YS가 대통령 재임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자금 문제를 폭로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놓고 호남지역에서 민란에 버금가는 폭동이 예상되어 중지한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 이명박의 과거 잘못에 대한 검찰의 수사 결과, 기소되거나 구속될 경우 자칫하면 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참으로 한심한 발언이었다.

민란은 혁명과 쿠데타 그리고 봉기와 반란으로 구별된다.

혁명이란 4·19 혁명에서 보듯이 학생과 농민, 시민과 노동자 등 다양한 계층이 주도하는 것이다. 쿠데타는 5.16과 같이 군대와 같은 특정집단이 탈법적으로 정권 획득을 목적으로 하는 반란을 말한다. 봉기는 어떠한 사건에 대한 충격으로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함께 실시하는 것으로 5·18 민주화 운동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민란이란 과거 탐관오리나 잘못된 정치 혹은 국민들에게 해를 끼치는 정치인들에 대항하여 그 분노를 표출하는 집단행동이다. 따라서 이방호 사무총장이 이명박 후보의 잘못을 가지고 국민들이 민란을 일으킨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에 불과하다. 그리고 반란이란 군사적 움직임으로 쿠데타를 일컬으며, 민란을 가장한 집단행동을 누군가 고의로 동원하는 것을 일컫는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새누리당은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대선 과정을 방해하고 박근혜 후보의 당선에 도움을 주는 공작정치가 개입되었다면, 그리고 그 내용이 진실로 규명된다면 국가적 중대사라 아니 할 수 없다. 만약에 현 정부가 이러한 문제를 외면하고 공작정치의 주범들을 가벼이 처벌한다면 민심은 민란으로 연결될 소지가 높다.

과거 이방호가 언급했던 민란은 이명박 후보의 당선을 위한 망언에 불과했지만 현재 국민의 분노 표출은 민란의 초기단계에 해당되는 내용이다. 혹여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이 지난 정권 이명박 정부의 도움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박근혜 정부는 국정원의 대선개입에 대해 엄격한 잣대로 국민의 의혹을 해소해야 소탐대실의 큰 화를 면할 것으로 보인다.

▣ 논설위원, CEO (정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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