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박근혜 정부와 소기업 소상공인의 ‘손톱 밑 가시’
‘손톱 밑 가시’는 중소기업 중앙회의 월권적 행태
-SPn 서울포스트, 정인대 논설위원

9988이란 말이 있다. 99세까지 88(팔팔)하게 ‘잘먹고 잘살자’ 라는 의미가 아니다. 우리나라 전체기업의 99.9%인 312만개가 중소기업이고 전체기업의 87.9%가 독립형 자영업자로 소상공인의 소기업에 해당하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전체 기업의 1%가 안되는 숫자가 대기업이고 12% 정도가 소기업도 아니고 대기업도 아닌 중견기업의 숫자에 불과하다.

실제로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하청 기업으로 전락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재벌이나 대기업의 자제들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소기업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 특히 지난 96년 유통시장 개방이후 대기업은 대형마트, SSM과 프랜차이즈 형태로 골목상권에 진출하여 소기업 자영업자들의 생명줄을 흔들고 있다.

대기업의 신규 사업에는 떡볶이는 물론, 치킨, 제빵 등 여러 업종이 포진하고 있다. 특히 전통시장을 위협하는 대형 마트가 시민단체 및 소상공인의 반대 여론으로 주춤하는 대신 SSM이 출현했고 최근에는 편의점을 위장한 업종도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어려운 유통환경에서 소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는 형편이다.

지난해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었다. 박 당선인은 첫 행보로 소상공인단체를 방문하고 중소기업 관계자를 만났다. 박근혜 당선인은 차기 정부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하면서 대기업의 횡포에서 중소기업이 벗어날 수 있는 제도 정비를 약속했다. 그런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손톱 밑 가시’를 언급했다.

박근혜 당선인이 말한 ‘손톱 밑 가시’란 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사업상 불편사항과 제도에 있어서 규제로 여겨지는 사항을 말한다. 그런데 최근 웃지못할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소상공인 지원과 관련하여 ‘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이 지난 2011년 12월 31일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되었다.

해당 법률의 중요한 개정 내용 중 하나로 ‘소상공인연합회’를 설립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소상공인연합회는 2012년 7월 18일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동법 시행규칙에서 규정하였다. 그러나 여러 가지 사유로 현재까지 소상공인연합회 출범이 지연되고 있는 데 이러한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 중앙회가 소상공인연합회 출범을 반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중소기업 중앙회가 소기업 소상공인을 위해 그동안 무슨 일을 했는지 궁금할 정도이다. 우리나라 전체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고 그 기업들을 지원 육성해야 하는 중소기업중앙회가 제대로 업무를 시행했으면 소상공인연합회 출범은 의미도 없고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전체기업의 12%에 해당하는 중견기업 위주로 역할하면서 전체기업의 88%에 해당하는 소기업 자영업자들이 소외감을 느낀 결과, 소기업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특별조치법 개정을 통해 소상공인연합회 설립을 신설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를 중소기업 중앙회가 반가워 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소위 밥그릇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 중앙회가 소상공인연합회 출범을 방해하고 소상공인연합회 업무영역까지 침범하는 행태는 대기업이 소기업의 사업 영역을 침범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중소기업의 적합업종을 보호해 줄 것과 카드수수료 인하 및 골목상권 침해 방지를 요구하면서 길거리에서 소상공인들이 집회를 하면서 투쟁할 때 중소기업 중앙회는 무엇을 했는지 반성해야 할 것이다.

현행 법률에 의하여 지난 해 7월부터 출범해야 할 소상공인연합회 설립과 구성이 지연되고 있음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훼방을 하는 중소기업 중앙회의 처사는 매우 한심하고 안타까운 일이라 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을 곰곰 생각하고 중소기업간 동반 성장과 상생의 개념을 제대로 검토할 것을 주문하는 바이다.

▣ 논설위원, CEO (정인대)

[NEWStory makes History - 서울포스트.seoulpost.co.kr]
서울포스트 태그와 함께 상업목적 외에 전재·복사·배포 허용